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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망하는 5가지 이유(2)
작성자  유메드
▶고정자산의 부실관리



병원에 있어서 가장 대표적인 고정자산은 의료기계다. 의료기계를 도입할 때 그에 맞는 병원 내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실익을 취하기 어렵다. 동네 의원에서 외래에 레이저기기를 갖추고 피부과 진료를 하시는 분도 있다. 그런데 꼼꼼히 제대로 시술을 해도 막상 유명 피부과 같은 가격을 받기 어렵다. 그 이유는 유명피부과에서 정하는 레이저 시술의 가격에는 레이저 치료 이외의 다른 부분의 가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마케팅 투자에 의한 브랜드 가치 구축, 고급 인테리어, 단정한 용모의 코디와 같은 병원이 제공하는 모든 가치가 직간접적으로 피부과 시술 가격에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진료 시스템, 고객관리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달랑 피부과기계만 구입하게 되면 저가로 경쟁할 수 밖에 없고, 그러다가 경기라도 나빠지고 주위에 비슷한 저가경쟁자가 생기게 되면 기계를 놀리게 된다. 따라서 한 달에 나가는 리스비용이 적다고 우습게 여기고 의료기계를 구입하고 놀리기를 반복하면 늘어나는 고정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일단 안 쓰게 된 기계는 다시 쓰게 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런 경우를 매몰비용(Sunk Cost)이라고 한다. 아무리 산지 1년도 채 안된 기계라도 그 기계로 인한 순이익이 이자비용보다 못하다면 반 값 아니 반의 반 값이라도 받고 빨리 파는 것이 최고다. 기업이 실패하는 5가지 이유의 저자인 Harlan D. Platt 은 이렇게 말한다. “경기가 안 좋아서 매출이 준다고 기계를 해고할 수는 없다. 기계를 보유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설비투자를 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부동산 불패의 신화가 있기 때문인지 빌딩주인이 되어야 진정한 부자의 반열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병원으로 성공한 이들 중에서는 건물을 짓는 것을 꿈으로 가지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오피스 빌딩의 문제는 저층부의 임대료는 어느 정도 유지되더라도 고층부의 임대료는 경기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울시내에 지금도 올라가고 있는 도처의 임대용 빌딩을 생각하면 당분간은 공실률이 올라갈 것이다. 그러다가 호경기가 이어지면 과거 2007년 같이 공실률이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몇 년 후 다시 찾아올 거품의 절정기에 임대료상승, 낮은 이자율에 기초해서 건물을 매입하거나 짓는 경우 나중에 고정자산의 덫에 빠질 수 있다. 아마도 그 시점이 어쩌면 대한민국 창건 이래 부동산 최고 고점이 될 수도 있다. 일본이 그랬듯이 최고점을 찍은 후에는 오르고 내리고의 주기는 있지만 절대로 고점을 통과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우리보다 10년 젊은 나라에 땅을 사서 빌딩을 지을 배짱을 지니기도 쉽지는 않다.



▶취약한 자기자본



사업을 빠른 속도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을 모으기 보다는 채무에 의존하게 된다. 더군다나 토지, 건물은 가격이 오르기 마련이라는 생각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다 보면 채무에 의존하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과다한 채무는 사업전망이 어두워질 때 발을 빼는 것을 힘들게 한다.



많은 경우 사람들이 망했을 때 빚을 못 갚아서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우리가 음식을 썰다가 칼에 손을 비었다. 그것은 칼질이 서툴러서지 칼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빚은 마치 칼과 같다. 빚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리스크를 객관적으로 잘 평가하는 원장은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것이 하물며 개원의 뿐이겠는가? 대우건설을 덜커덕 인수했다가 기업지배구조조차 흔들리게 된 금호그룹도 그렇고, 밥캣을 인수했다가 알짜배기 회사들을 팔아서 겨우 유동성을 확보한 두산도 마찬가지다. 기업도 최고결정권자는 한 사람이고 동네의원도 최고결정권자는 한 사람이다. 그러니까 실수를 하기는 매한가지다.



은행은 담보만 확실하면 빚을 내준다. 그리고 여태까지의 기업의 실적이 그다지 나쁘지 않으면 빚을 내준다. 건진을 위주로 하던 병원이 있는데 그 동안 매출도 어느 정도 유지되고, 담보도 확실하다. 그런데 그 병원이 척추관절 수술병원을 신규 개원하려고 한다. 척추관절전문 수술병원은 이들의 입장에서 신규 사업이다. 하지만 은행은 돈을 빌려준다. 과거의 실적과 그 실적으로 매입한 담보를 믿고. 은행은 사업성에 대해서는 판별할 능력이 없다. 따라서 병원장이 리스크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사업계획을 세워도 은행을 통해서 자금을 차입할 수 있다. 자본금의 10배, 100배로 채무가 증가했더라도 수익이 천 배가 더 증가한다면 그것은 잘 된 것이다. 빚이 하나도 없던 이가 자본금과 동일한 액수로 채무가 증가해서 비로써 자기자본: 채무 비율이 1:1 이 되었더라도, 손해를 봐서 자본을 잠식하면 그것은 망한 것이다. 사람이기 때문에 경영자가 리스크를 올바로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 이런 불확실성을 전제로 하면 자기자본이 너무 취약하면 망할 확률이 올라간다는 일반론이 맞다.



언젠가 신용은 바닥이 나게 되어 있다. 자기자본이 없으면 좋은 기회가 나도 더 이상 자금을 끌어올 수 없다. 따라서 신중한 투자를 필요로 한다. 지금의 잘못된 투자로 인해서 나중에 100% 대박을 낼 사업에 돈이 없어 투자를 못하게 되면 안 된다.



▶단기부채의 과다사용



대한민국을 1997년 외환위기로 몰아간 주범이 무엇이었던가? 바로 단기 외채다. 1년 안에 갚기로 약속을 하고 외국에서 돈을 빌려왔는데 그 돈을 갚기 어렵게 되면서 우리는 IMF 에서 구제금융을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그 이후 기업의 생산성이 올라가면서, 장기적인 무역수지 흑자가 나고, 외국자본이 주식시장에 많이 유입되면서 대한민국내의 돈이 많아지게 되었다. 외국인 직접투자도 늘어났다. 이것을 자본수지 흑자라고 하다. 바꾸어 말하면 외국에서 들어오는 돈이 많아졌기 때문에 우리나라 안의 돈이 흔해졌다. 그러다 보니 의사들의 신용대출 한도도 증가했던 것이다.



생산인구감소에 따라서 우리나라의 기업의 생산성이 떨어지면 GDP 성장률도 저하된다. 소비가 위축이 된다. 한국기업의 주가도 떨어진다. 외국자본의 유입도 감소한다.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서 단기 외채에 의존하게 된다. 우리나라에 외채를 빌려준 외국은행들이 단기외채를 연장을 안 해주면, 국내은행도 단기채무를 연장해 줄 수 없다. 당분간은 호황이기 때문에 단기채무가 연장이 안 된다는 날이 온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것이다. 개업의에게 지구 종말의 날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 날이 아니라, 의사신용대출, 아파트 담보대출이 더 이상 연장이 안 되는 날이다. 국내 자금시장의 유동성이 감소하고 은행이 채무를 회수하는 데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망하는 것이다.



1년 미만의 단기부채는 연장이 되지 않으면 부도위기로 기업을 몰고 갈 수 있다. 단기부채가 증가한다는 것은 사업의 리스크가 증가한다는 신호다. 단기부채를 늘려서 사업을 유지하느니 사업을 축소하거나 매각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올 하반기부터 경기가 호전되면서 찾아올 장기호황이 최고조에 이를 몇 년 후에는 이자비용이 좀 증가하더라도 단기부채를 장기부채로 전환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빚을 줄이는 것이 불황을 대비하는 근본적인 방법일 수도 있지만, 불황이 끝날 때까지 원금을 갚지 않아도 되도록 장기채무를 확보하는 것도 방법의 하나다. 매달 이자만 내면 100년이 지나 원금을 갚은 조건으로 채무를 모두 전환할 수 있다면 제 아무리 심한 불황이 와도 돈 걱정은 안 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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